감독:임대형(2019)
등급: 12세관람가
장르:멜로,로맨스
출연:김희애(윤희) 김소혜(새봄) 성유빈(경수) 나카무라유코(쥰) 키노하나(마사코)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윤희에게.
개봉당시 지인의 딸들에게서 소개받은 영화, 근데 울딸도 이미 봤었고, 그래서 여자공감 영화인가? 했는데 요즘 아이들이 좀 관심이 있는 쪽인가보다 싶네요. 예전 우리학교 다닐때도 동성끼리 좋아하고 그랬지만 그거 뿐 만이 아닌가 보더라구요.
요즘은 세월이 달라졌으니, 그저 불편한 시선으로만 볼게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울려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하는게 맞는거죠.
영화를 보면서, "오겡끼데스까~ "라는 대사의 "러브레터"가 더 생각나긴 하지만 배경이 설국 일본에 러브레터의 촬영지 오타루이기도 하고 편지를 매개로 해서 그런지 두 영화가 느낌이 맞닿아있네요.
[눈내리는 오타루, 20년전의 연인, 그리고 러브레터] 한국판 러브레터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하네요.
김희애 배우 자체가 윤희인 영화, 눈내리는 설국의 이국땅에서 만난 두사람.
가슴아픈 첫사랑의 추억을 가지고 각자의 삶을 살던 두사람은 이 만남을 다시금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죠.
오랫동안 하지 못한말,
나도 네 꿈을 꿔~
줄거리
사는 것이 힘겨운 윤희(김희애)는 이혼후 딸 새봄이랑 하루하루 그저그런 우울한 삶을 살고 있다.
밝고 활발한 새봄은 자상한 남자친구도 있고 공부도 꽤잘해서 서울로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술만 먹으면 윤희를 찾아오는 전남편, 짜증내는 윤희. 사는것이 힘겹기만 합니다.
어느날 일본에서 편지 한통이 배달되고 딸 새봄이 궁금해서 먼저 읽어보게 됩니다.
그 내용은 윤희를 그리워 하는 어떤 이가 보내지도 않는 편지를 쓰고 다시쓰던 편지, 보내려고 쓴편지가 아니라 그리워서 쓴 편지가 수신되고 그것을 딸 새봄이 읽게 되고 엄마의 과거가 궁금하게 됩니다.
새봄은 엄마의 과거가 궁금해지고, 옛 사진을 찾아보고, 가족들에게 엄마의 과거에 대해 물어보게됩니다.
"엄마, 내가 엄마를 왜 선택한지 알아?"
...
"아빠보다 엄마가 더 외로워 보였거든.."
그리고 새봄은 아무것도 모르는척 졸업여행을 핑계로 엄마에게 편지가 온 그곳으로의 여행을 제안합니다.
시큰둥하던 윤희조차도 새봄의 조름에 끝없이 눈이 내리는 이국의 여행으로 가슴이 설레기 시작합니다.
그녀에게는 비밀스러운 첫사랑의 기억이 가슴속에 남아있는 거겠죠.
첫사랑을 만날것같은 설레임을 안고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새봄은 착한남친 경수를 이용해 엄마의 첫사랑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윤희와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윤희의 첫사랑은 쥰으로 20년전에 한국에서 살때 윤희를 만났고 사랑을 했고 아빠와 일본에 와서 고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20년전에 윤희와 준은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이를 눈치챈 윤희의 가족은 억지로 윤희에게 남자를 소개시켜주고 결혼을 했는데 그 이가 바로 새봄의 아빠였고, 윤희는 그 이후 불행한 삶을 살게 되었네요.
쥰 역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사는 고모와 함께 고양이를 키우며 외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둘 사랑의 설정이 미약해서 조금 아쉬운점이 있지만, 그 가슴에 남는 아픔으로 인해 이후의 삶이 행복할 수 없었던 윤희를 통해 둘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네요.
쥰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고있을 법한 정적인 고모 역시 마음속에는 아픈 사연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
겨울만되면 한도 끝도 없이 내리는 눈인데 늘 고모는 주문처럼 되뇌입니다.
그치길 바래서가 아니라 일종의 습관처럼. 눈은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면 그치겠지요.
소중한것만 찍는다는 새봄의 사진기속에는 엄마 윤희의 모습이 담기고, (남친 경수사진은 한장도 찍지 않죠. 퀴어영화에서 남자란 그저 그런 존재인가 봅니다) 윤희와 쥰은 재회 후 한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눕니다.
감상평
위에서 기술한것와 같이 [윤희에게]는 큰줄거리는 없습니다.
그저 편지와 전해들은 얘기로 전해지는 장면만이 있을뿐.
그리고 새하얀 눈. 이국의 땅. 오타루.
이땅에서라면 함부로 행하지 못 할일들을 이국의 또 하얀눈을 배경으로 한다면 모든게 이해되고 자신있게 나설수 있게 되는거 같아요.
둘의 사랑이 전면적으로 표현되지 않고 그저 첫사랑 연인이었다 정도로 표현되지만, 그 관계 설정에 있어서 윤희의 인생과 쥰의 인생살이가 이해되는건 왜인지요.
가부장적인 삶을 벗어나지 못한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지만, 이를 거부하지는 않네요.
그래서 퀴어영화이고, 멜로영화이지만 둘의 사랑 이야기보다 둘사랑의 안타까움보다 현실의 벽이 그대로 나온다는것이 현실공감이 되는 영화입니다.
그래도 첫사랑의 아픔을 잊지못하고 떠돌며 그저 잔여분의 삶을 산다던 윤희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자기가 하고 싶은일들을 배워 씩씩하게 살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희망적이었다.
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겠지만 일단 시도하는게 어디인가. 영화가 너무 현실적이라도 좀 그렇지 않은가?
현실은 현실이고 영화는 현실의 반영이니, 그냥 이혼한김에 둘이 살믄 안되나? 싶은데, 윤희는 현실의 삶을 택하는 모습을 보니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여성의 삶이 녹록치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무엇보다 영화 [윤희에게는] 아름다운 눈내리는 장면이 각인되는 영화이다.
잠시 윤희입장에 몰입해보는 시간이었다.
가슴속에 숨겨둔 말
여러분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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